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인생을 결정하더라
스무 살에는 "일 잘하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했다. 서른 살엔 "그래도 매너는 필요하지."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마흔 살엔 "사람이 답이다."라고 중얼거리게 됐고, 쉰 살이 된 지금은
"사람이 전부다."라고 확신한다.
직장이라는 밀림에서 살아남기
직장은 전쟁터라고도 하고,
무대라고도 하고,
가끔은 정글 같기도 하다.
말 한마디에 하루 기분이 바뀌고,
표정 하나에 팀 분위기가 얼기도 한다.
실력만으로는
아무 것도 안 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땐
“내가 뭘 잘못했지?”
“내가 너무 착했나?”
“그냥 모른 척할 걸…”
자책과 후회가 교차한다.
하지만 가끔은
정답이 없는 게 정답인 순간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게 ‘유연함’이다.
유연함은 흔들리는 게 아니라, 휘어지는 것
유연하다는 건
마냥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
회식 자리에 꼭 참석하거나
윗사람 농담에 박장대소하는 것도 아니다.
유연하다는 건
마음을 단단하게 가진 채, 행동은 부드럽게 하는 것.
돌직구보다
돌려 말하는 용기.
화를 낼 수 있어도
참아내는 힘.
정의로 싸우기보다
‘지금은 물러나자’ 판단할 줄 아는 감각.
이게 나이 들수록 중요해진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만든다
젊을 땐 성과가 전부 같았다.
성과 내고, 보고서 잘 쓰고, 발표도 멋지게.
그래서 평가 잘 받으면 다 잘 풀릴 줄 알았다.
근데 요즘은
성과보다 ‘사람 관계’가 더 오래 남는다.
누가 내 이름을 좋게 말해주느냐,
누가 나 때문에 편해졌느냐,
누가 나를 떠올릴 때 좋은 기억을 가지느냐.
이게 결국 나중에
기회를 불러오고,
위기를 막아주고,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순간이 된다.
관계는 퍼즐이다. 안 맞으면 억지로 끼우지 말자
회사엔 다양한 사람이 있다.
말을 돌려 하는 사람,
말이 너무 직설적인 사람,
말이 너무 없는 사람.
모두 다 다르다.
그 다름을 억지로 바꾸려 하다 보면
내 마음이 먼저 부서진다.
그래서 요즘은
‘맞추기’보다 ‘거리를 두는 기술’을 배운다.
가까운 사람은 가까이,
불편한 사람은 업무만,
힘든 사람은 적절히 모른 척.
이게 은근한 지혜고,
살아남는 방법이다.
듣는 연습, 눈치 보는 용기, 때론 모른 척하는 기술
유연한 관계는
말 잘하는 데서 안 생긴다.
오히려 ‘듣는 사람’이 될 때
신뢰가 자란다.
내 얘기보단
상대 얘기를 들어주고,
내 논리보단
상대 감정을 먼저 읽고.
눈치 보는 게 비굴한 게 아니라,
배려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모른 척하는 게
어쩔 땐 모든 걸 지켜내는 마지막 방패다.
유연함은 결국, 나를 지키는 방법
나이 들수록 깨닫는다.
사람을 무조건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 때문에 내 삶이 무너지게 놔둬선 안 된다.
그래서 오늘도 연습한다.
● 무례한 말에도 웃으며 넘기기
● 말없이 커피 타주는 팀원에게 고맙다 말하기
● 아랫사람 실수, 혼내기 전에 같이 앉아보기
● 윗사람 농담, 억지로 안 웃어도 분위기 망치지 않게 리액션 주기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연습이 결국
나를 살리고,
내 주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실력은 날 세우고, 관계는 길을 연다
요즘 후배들에게 자주 말한다.
“일은 잘하는데, 사람이 불편하면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
결국은
사람이 남는다.
좋은 동료,
믿을 수 있는 상사,
웃을 수 있는 후배.
이런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건
내가 잘 살아왔다는 증거다.
실력은 언제든 변하고,
평가는 바뀌지만,
‘사람의 기억’은 오래 간다.
마흔도 지나고 쉰이 되니…
이제는 인생의 반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나머지는
‘잘 살아내기’보다
‘잘 관계 맺기’에 더 힘을 쓴다.
지나고 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성과보다도
사람과 나눈 한마디, 따뜻한 손길, 사소한 배려였다.
오늘도 직장에 간다.
회의가 있고, 일거리가 쌓이고,
눈치 볼 일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도
유연하게,
가볍게,
그러나 단단하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 한 조각을 놓아두고 오고 싶다.
댓글